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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구조변화

프로야구 구단의 수입구조

일본 프로야구 비즈니스는 주로 네가지 수입원으로 구성된다. ①입장료, ②중계권료, ③상품판매, ③스폰서 수입이 그것이다. 이들은 서로 연동한다. 즉 입장권이 많이 판매되는 구단은 인기가 높으며, 중계방송을 하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구장을 찾은 야구팬이 관련상품을 구입해 열띤 응원을 벌이면 스폰서는 홍보하기 위해 줄을 서게 된다.

 

 

구입 수입원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입장료 수입이다. 입장료수입은 구단 매출에서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를 차지한다. 중계권료 수입이 20%~30%, 스폰서 수입이 20%~30% 정도이다. 이에 일본 프로야구 업계에서는 관객동원수가 주요성과지표, 즉 KPI(Key Performance Indicator)가 된다고 본다.

 

2023년 관중동원수

일본야구기구(NPB)가 발표한 2023년 입장자 수는 총 2,507만 169명이었다. 총 경기수가 858경기였으며, 경기당 평균 입장자 수는 2만 9,219명이었다. 리그별로는 센트럴리그가 모두 1,411만 9,723명(56.3%)을 동원했으며, 경기당 평균 입장자 수는 3만 2,913명이었다. 반면 퍼시픽리그는 총 입장자 수는 1,095만 446명, 경기당 평균 입장자 수는 2만 5,526명이었다.

 



구단별 관중동원수를 살펴보면, 한신 타이거즈가 291만 5,528명, 4만 1,064명이었다. 이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270만 8,312명, 경기당 3만 8,145명을 동원했다. 이어 후쿠오카 소프트뱅크(253만 5,061명, 3만 5,705명)이었다. 가장 동원수가 적은 팀은 도후쿠 라쿠텐으로 총 입장자 수가 135만 8,512명, 평균 입장자 수는 1만 8,868명이었다. 전체적으로 센트럴리그 구단의 동원수가 많았다.

 

2023년 구단별 관객동원수(출처: https://npb.jp/statistics/2023/attendance.html)

 

2020년 구단의 경영실적은 먹구름이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입장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개막은 3개월 늦은 6월 중순으로 밀렸으며, 무관중 경기로 시작했다. 상한 5,000명 관객이 입장할 수 있게 된 것은 개막 3주 뒤인 7월 중순이었다. 수용인원의 절반으로 늘어난 것은 개막한 지 3개월이 지난 9월 중순이었다. 시즌 통산 143경기 가운데 120경기를 입장객을 제한한 것이다.

 

프로야구 구단재편

프로야구 비즈니스 모델

프로야구 구단은 모회사의 홍보수단으로 불렸다. 자회사인 프로야구 구단의 적자는 모회사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광고선전비로 보전해 왔다. 이는 ‘직업 야구단에 대한 지출은 선전광고비로 충당할 수 있다’고 국세청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신 모회사로서는 세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의 비즈니스모델이 크게 바뀐 것은 2004년이었다. 긴테츠 버팔로즈의 모회사인 긴테츠그룹이 경영난으로 긴테츠를 오릭스에 넘기려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문이 일어났다. 프로야구선수회와 야구팬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까지 프로야구 구단은 특별한 비즈니스모델이 없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의존해 왔다. 가장 인기가 높은 뿐만 아니라 중계권료가 가장 비싼 구단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자이언츠의 경기당 중계권료는 1억 엔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권료 수입은 홈경기 구단이 차지한다. 자이언츠와 홈경기는 연간 14경기이며, 중계권료 수입만 14억 엔이 된다. 이는 각 구단의 수입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다. 게다가 자이언츠와의 경기는 관객이 몰렸다.

 

 

그러나 미디어환경이 변하면서 ‘킬러 콘텐츠’였던 자이언츠 경기의 시청률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이언츠 경기는 1980년에 평균시청률 20%대를 유지했지만, 2010년대에는 한자릿수로 급감했다. 시청률이 떨어지자 중계도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온라인 전송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프로야구 구단재편

시청률은 구장 입장객수와도 연동된다. 관중동원과 중계권료 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FA(자유계약선수)가 도입되면서 선수연봉이 급등, 구단의 경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2003년 결산에서 자이언츠, 한신, 히로시마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긴테츠의 적자는 38억 엔, 오릭스도 37억 엔이었다. 이러한 적자를 모회사의 광고선전비로 보전하는 비즈니스모델은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다.

 



구단주는 구단 수를 8~10개로 줄인 뒤 단일 리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대 리그제는 1950년부터 유지돼 왔다. 이러한 졸속 개편에 프로야구선수회와 야구팬은 재편을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반발을 부른 것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구단주 와타나베 츠네오(渡邉恒雄)의 말이었다. 그는 선수회 회장이 면담을 요구하자 “무례하네, 분수도 모르고. 선수 주제에”라고 말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 야구팬은 선수회에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

선수회는 합병 반대, 양대 리그 12구단 유지를 주장하며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이틀간 파업을 단행했다. 그런데 경기가 중단된 후쿠오카돔에 팬들이 몰려들었다. 그 수는 3만 명에 이르렀다. 선수회는 파업에 이른 과정을 설명하고 사과했으며, 사인회도 개최했다.

 

양대 리그 소속 구단(출처: https://npb.jp/)

 

결국 선수회는 NPB와 세차례 단체협상을 거쳐 합병을 막을 수 없었지만, 양대 리그 유지와 신규 참여를 얻어냈다. 이후 구단재편은 급물살을 탔다. 양대 리그 12개 구단 유지를 기본으로 오릭스와 긴테츠의 구단 합병, 소프트뱅크의 다이에 인수, 라쿠텐의 신규 참여가 결정되었다.

 

프로야구 비즈니스의 구조변화

프로야구 구단재편을 거치면서 프로야구는 ‘홍보선전사업’, ‘흥행사업’에서 지역밀착형 ‘스포츠 비즈니스’로 바뀌고 있다. 모회사의 자금지원이나 자이언츠에 의존한 중계권료 수입에서 탈피, 많은 야구팬을 확보해 안정적인 구단경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히로시마 도요 카프이다. 시민의 지원으로 유지되는 히로시마 카프는 자금을 제공하는 모회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40여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1967년에 마츠다가 한때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열성팬의 후원금과 입장료 수입, 중계권료 수입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온라인 전송서비스의 보급으로 방송 중계권료는 전송료 수입으로 보완이 되었다. 문제는 관객이다. 일본 프로야구의 주요 관객은 40대 이상 남성이다. 구장을 찾는 관객의 절반이 남성 중년층이라는 것이다. 여성과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지 않으면 관객 동원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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