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과 스포츠 비즈니스① 스폰서

올림픽 정신의 박제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내세우는 올림픽 정신은 세가지다. 탁월함(Excellence), 우정(friendship), 존중(respect). 이를 실현하는 것이 올림픽대회이다. 1894년에 창설된 IOC는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힘차게”를 모토로 제시했다. 승리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

130년이 지난 지금 올림픽 정신은 규범으로만 남아 있다. 이를 실현하는 실체(real form)를 보노라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규범과 실체 사이에 모순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이 살아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도쿄올림픽과 스포츠 비즈니스

결산: 거대 비즈니스 이벤트

올림픽은 그동안 상업화와 정치화, 부패, 선동, 차별 등이 지배하는 드라마가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열린 도쿄올림픽은 1조 4,238억 엔(126억 달러)이나 들어갔다. 2012년 런던올림픽(149억 달러)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96억 달러)에서도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갔다. 거대 비즈니스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올림픽 대회 개최 비용은 세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직접비용이다. 대회를 치르기 위한 건설한 경기장과 올림픽 선수촌, 국제방송센터와 프레스센터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둘째, 간접비용이다. 이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도로와 공항, 철도 등 사회 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다. 셋째, 운영비용이다. 대회에 필요한 장비와 운송, 인력, 행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대회 안전과 음식, 행사비, 의료서비스 등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간접비용은 올림픽 개최 비용에서 제외한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간 연기되었기 때문에 경제손실은 56억 달러에 이른다. 도쿄올림픽은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까지 포함하면 2014년 소치올림픽이 개최 비용 218억 달러로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수입 내역

그렇다면 수입은 어떨까? 올림픽 수입은 스폰서, 티켓판매, 지원금, 중계권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계권료는 IOC에 들어간다. 개최국에서 얻는 수입은 티켓과 기념품 판매, 스폰서 수입, IOC 부담금 등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수입은 6,404억 엔이었다. 구체적으로 IOC 부담금 868억 엔, TOP스폰서 569억 엔, 일본국내 스폰서 3,761억 엔, 대회 연기로 인한 보험금 500억 엔 등이었다. 애초 티켓판매로 900억 엔을 예상했지만, 대부분 경기가 무관객으로 치러졌기 때문에 전무했다.

도쿄올림픽과 스폰서

도쿄올림픽은 스폰서에 의해 지탱된 측면도 있다. 스폰서 기업은 거액의 계약금을 지불한 뒤, 대회 호칭과 마크, 영상 사용권, 경기장에서 프로모션 등을 추진한다. 스폰서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다양하다. 다음과 같이 다양한 권리가 부여되지만 스폰서 레벨에 따라 사용 가능한 권리는 다르다.





□호칭 사용권 – 도쿄2020올림픽경기대회
– 올림픽일본대표선수다
□마크 사용권 – 도쿄2020올림픽 엠블럼
– 도쿄2020올림픽 마스코트
– JOC 엠블럼
– JOC 슬로건
□상품 및 서비스 공급권
□대회 관련상품 등의 프리미엄 이용권
□대회 경기장 프로모션
□관련 소재 사용권 – 올림픽 관련 영상 및 사진 등
– 올림픽 일본대표선수단 영상 및 사진

스폰서의 주요 권리내용(출처: JOC)

TOP파트너

올림픽 공식 스폰서는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최상위 스폰서는 IOC와 계약하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이며, ‘TOP파트너’라고도 불린다. 다음으로 각국 올림픽조직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하는 ‘NOC파트너’가 있다. 세번째는 개최국 대회조직위원회와 계약하는 ‘대회파트너’가 있다. 이들 파트너 계약은 업종별 1사에 한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도쿄올림픽 파트너(출처: JOC)

‘TOP파트너에는 삼성과 도요타자동차, 제너럴 일렉트릭, 파나소닉, 브리지스톤, 코카콜라, P&G, VISA, 오메가, 맥도날드 등 1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IOC와 10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도요타의 경우 10년간 2,000억 엔을 내게 된다.

도쿄올림픽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출처: JOC)

대회 파트너

일본올림픽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하는 ‘대회 파트너’는 다시 ‘골드 파트너’, ‘공식 파트너’, ‘공식 서포터’로 나뉜다. 첫째, ‘골드 파트너’에는 아사히맥주, 캐논, ENEOS, NEC, NTT, 도쿄해상보험, 일본생명보험, 노무라, 후지쓰, 미즈호 파이낸셜, 미쓰이부동산 등 15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스폰서는 최장 6년간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은 150억 엔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와 골드 파트너는 동급으로 인정했다.

도쿄올림픽 골드 파트너(출처: JOC)

둘째, ‘공식 파트너’도 일본올림픽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했다. JTB, 시스코, ANA, 도쿄가스, 나리타국제공항, ALSOK, 일본우편, TOTO, JAL, 리쿠르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 32사이다. 이들 사업자는 최장 6년간 계약을 체결하며, 계약금은 60억 엔에 이른다.

도쿄올림픽 공식 파트너(출처: JOC)

마지막으로 ‘공식 서포터’도 일본올림픽위원회와 계약을 체결한다. ECC, KADOWAWA, 고쿠요, 홋카이도신문, Google, 야후 등 모두 16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최대 6년 계약이며, 계약금은 10~30억 엔에 이른다.

나가며: 올림픽 비즈니스의 미래

팬데믹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돈을 들인 올림픽으로 기록되었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상업화를 치닫고 있는 올림픽은 스포츠 축제에서 거대한 돈잔치로 변모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이면서 세계 대도시가 유치를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올림픽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하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