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3년 11월 5일 일본시리즈 7차전, 쿄세라돔 오사카에는 ‘롯코오로시’(六甲おろし)라는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롯코오로시는 한신 타이거즈의 트레드마크. 3승 3패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신 타이거즈는 오릭스 버팔로즈를 물리치고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했다. 38년만에 통산 두번째 우승이었다.
한신 타이거즈의 열성팬 ‘토라토’(虎党)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만의 일본시리즈 우성에 오사카는 온통 한신열풍이 불었다. 오사카 번화가 도톤보리(道頓堀)에는 경찰을 배치해 강물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았다. 도톤보리는 오사카에 좋은 일이 생기면 뛰어드는 문화(?)가 있다.
한신 타이거즈 열풍
호랑이 군단
타이거즈, 호랑이, 맹호 등으로 불리는 한신 타이거즈는 1935년에 창단되었다. 센트럴 리그에 속해 있으며, 본거지는 효고현 코시엔 구장이다. 창단 당시에는 오사카 타이거즈였으며, 1961년에 한신 타이거즈로 이름을 바꿨다. 모회사는 한신전철이며, 창단 이후 바뀌지 않고 있다. 유니폼이나 심볼, 로고 등도 창단 당시와 크게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한신 타이거즈는 곤조, 즉 근성 있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특히 2000년 전후에 ‘타도 자이언츠’를 외치며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 감독이 취임하며 타선이 강화되었다. 센트럴 리그 우승은 통산 10회나 되지만, 일본시리즈 제패는 2회, 1985년과 2023년에 우승했다. 리그 우승에 비해 일본시리즈 우승이 적은 것이 이상할 정도다.
열성팬
한신 타이거즈의 팬은 일본에서 가장 열광적인 응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4만 명의 압도적인 응원은 열번째 선수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팬클럽도 다양하고 응원단도 여럿 있다. 한신팬은 열정적인 오사카의 문화를 드러낸다고도 한다. 7회 공격을 하기 전에 풍선을 날리는 것은 오래된 문화이다. 승패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한신팬은 한신 타이거즈가 잘하든 못하든 성적과 상관없이 경기장에 모여들어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객수는 다른 구단에 앞선다. 2023년에 관중동원수는 291만 5,528명이었으며, 이는 경기당 4만 1,064명으로 12개 구단 중에 가장 많았다. 신종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관중동원수가 309만 1,335명, 경기당 4만 2,935명이었다. 이는 한신 타이거즈의 수입에 적지 않게 기여한다.
고시엔 구장
한신 타이거즈의 전용구장인 고시엔 구장은 상징성이 강하다. 고시엔 구장은 한신전철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 구단이 구장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이에 입장료와 매점 매출, 간판 등 광고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고시엔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매번 4만 명의 관객이 몰려든다. 고시엔 구장에는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전철을 이용해야 한다. 한신전철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비즈니스모델이다.
한신 타이거즈 비즈니스
지역밀착형 비즈니스
한신 타이거즈는 오사카의 지역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원래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은 프로축구 J리그가 고집해 왔다. 프로야구는 모회사의 홍보수단으로 이용되었다. 그러나 최근 프로야구 구단도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를 도입해 관객동원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히로시마 도요 카프, 한신 타이거즈 등이다.
한신 타이거즈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022년도에 매출은 384억 엔이었으며 순익은 13.5억 엔이었다. 2023년도에는 460억 엔, 수익도 90억 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신 타이거즈의 선전은 모회사 한큐한신홀딩스의 스포츠 미디어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스포츠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사업과 철도사업이 호조를 누리고 있다.
한신 타이거즈 경기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중계된다. NHK는 일부 경기를 지상파 로컬 프로그램으로, 위성(BS)에서는 전국 프로그램으로 중계한다. 오사카 지역민방에서도 일부 경기를 중계하고, 관련 프로그램도 방송하고 있다. 이외에 Tigers-ai, Tiger-net.com, 토라텔레, DAZN, 퍼리그TV 등에서도 전송한다. YouTube 공식채널은 등록자가 42.8만 명에 이른다.
입장권 수익과 함께 관련상품 판매도 수익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다. 상품은 유니폼, 모자, 타올, 주류, 식품, 가방, 운동화, 마스코트, 문구, 서적, T셔츠, 풍선, 메가폰 등 다양하며, 직영점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편 공식 스폰서는 Joshin, 미즈노, 로손, 아사히맥주, au jibun은행 등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민간연구소 APIR(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 따르면, 한신 타이거즈와 오릭스 버팔로즈의 간사이대결로 펼쳐진 2023년 일본시리즈의 경제효과는 1,607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APIR는 공식경기와 리그 우승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한신이 995억 엔, 오릭스가 266억 엔이 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플레이오프와 일본시리즈가 269억 엔,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관련 백화점 세일이 45억 엔, 우승 퍼레이드가 30억 엔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오사카가 427억 엔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근 효고현이 250억 엔, 교토가 95억 엔, 사가현 45억 엔 등 오사카지역에서 893억 엔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행어 대상에서는 한신의 2023년 슬로건 ‘아레’(A.R.E.)가 선정되었다. 아레는 우승을 뜻하는 말로 오카다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결론
이상 한신 타이거즈의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을 정리했다. 한신 타이거즈는 오사카지역에서 특별한 존재이며 지역밀착형 구단으로 발전해 왔다. 구단운영은 열광적인 팬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경영에서 특별히 아무 것을 하지 않아도 흑자를 내는 일본에서는 가장 좋은 환경을 가진 구단이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