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18년 히로시마 도요 카프(이하 카프)는 센트럴 리그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전용구장인 MAZDA Zoom-Zoom 스타디움(이하 마츠다 스타디움)은 매일 만석에 가깝게 팬들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카프의 활약은 히로시마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카프는 모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팬을 위한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냈다.
일본 프로야구는 1934년에 요미우리신문사가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프로구단을 창설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7개 구단으로 시작했으며, 1949년에 양대 리그가 만들어졌다. 프로야구는 1990년대 전반까지 인기를 끌며 발전했다. 그러나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타격을 받게 되었다. 2005년 구단재편을 거쳐 현재의 양대 리그 12구단에 이르렀다.
대부분 구단은 모회사가 있으며, 모회사는 야구를 통해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높인다. 모회사는 이를 위해 광고선전비로 구단을 지원하고 있다. 구단의 수입원은 입장료와 상품판매, 중계권료 등으로 구성되지만, 이러한 수입원만으로는 구단경영이 어려워 모회사의 지원을 받아 왔다. 2000년 이후에는 카프를 제외한 대부분 구단이 모회사에 의존하게 되었다.
히로시마 도요 카프
본거지 히로시마
카프는 센트럴 리그에 속해 있다. 히로시마에 있는 마츠다 스타디움을 전용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센트럴리그의 다른 구단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권을 본거지로 하지만 카프는 히로시마라는 중소도시에 자리잡고 있다.
카프는 창단 이후 가난한 구단, 약체의 대명사였다. 처음으로 우승한 1975년 이후에는 흑자로 돌아서 안정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카프의 성적으로 요약하면, 센트럴 리그 우승은 모두 9회에 이르며, 이중 니혼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3회이다. 1979년, 1980년 1984년이었다. 물론 카프는 다른 구단과 비교해 선수 연봉을 낮게 책정한다. 그러나 카프의 독특한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에 의거했다고 할 수 있다.
시민구단
카프는 모회사가 없는 시민구단이다. 창단 목적은 원자력폭탄이 떨어져 폐허가 된 히로시마에 희망의 빛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카프는 패전 이후 재건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히로시마 카프는 지역밀착형 스포츠 비즈니스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히로시마에 있는 자동차회사 마츠다가 구단 주식의 3분의 1을 소유해 최대주주이다. 구단명에 있는 ‘도요’는 마츠다의 옛 사명 ‘도요공업’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마츠다는 한때 자금을 지원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카프가 자회사도 아니며 자금지원도 하고 있지 않다. 시민이 구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특정기업에 완전히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의미에서 시민구단으로 불린다.
히로시마 카프의 지역밀착형 비즈니스
히로시마 카프 팬
카프 팬은 단순한 팬에 그치지 않고 주주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전과 응원뿐만 아니라 구단 경영과 경기 운영 등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모금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카프 팬은 빨간색으로 일체감을 드러낸다. 1975년 처음으로 우승하자 모자와 헬멧을 빨간색으로 바꾸었으며, 이때부터 이미지가 굳어졌다. 중요한 이벤트마다 팬들은 빨간색으로 도배했다. 당시 남성 중심의 팬이 많았다.
관중동원수는 2015년에 2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2019년(222만 3,619명)까지 증가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19 펜데믹의 영향으로 53만 7857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에는 205만 4,852명으로 늘어났다.
카프 여자
카프 팬이 늘어나면서 카프 여성팬을 의미하는 ‘카프 여자’가 화제를 불렀다. 카프의 성적이 좋아질 수록 ‘카프 여자’의 수도 늘어났다. 거주지와 상관없는 팬클럽이다. 특히 도쿄지역에서 늘어나 카프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이나 도쿄돔에서 경기를 할 때는 관중도 늘어났다.
마츠다 스타디움
스타디움에는 바베큐를 하면서 관전할 수 있는 곳도 있고, 누워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특히 경기장의 푸드서비스는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전용구장인 마츠다 스타디움도 다양한 좌석 설치로 유명하다.
마츠다 스타디움은 2009년 1월에 완성되었다. 카프는 매년 구단사용료로 5억 7,900만 엔을 지불한다. 2005년 구단재편에서 카프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카프의 존속을 위해서는 전용구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터져 나왔으며, 마츠다 스타디움 건설을 앞당겼다.
마츠다 스타디움은 부지취득비 54.75억 엔, 공사비 90억 엔으로 총 144.75억 엔이었다. 이중 부지취득비와 건설비 중 35.66억 엔은 사용료수입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국고보조금으로 3.2억 엔을 지원받았으며, 히로시마현이 11.5억 엔, 히로시마시가 23억 엔, 지역 경제단체가 11.5억 엔을 거출했다. 히로시마 시민도 1.26억 엔을 모금했다.
마츠다 스타디움 개장효과는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경제효과는 205~356억 엔, 고용효과는 3,200~19,300명으로 추산된다. 개장 이후 한때 개장효과가 식기도 했지만, 2013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마츠다 스타디움에는 팬들이 몰려 들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센트럴 리그에서 우승하면서 관중수도 늘어나고 파급효과도 증가했다. 2020년에 히로시마 카프의 경기별 관중석 점유율은 97%이었다.
히로시마 카프의 수익구조
카프의 비즈니스는 다양한 좌석 설치, 관련상품 확대, 구장의 푸드서비스 확충, 철저한 청소업무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관련 상품 매출이 다른 구단에 비해 높다. 매출에서 30% 정도가 관련 상품 매출이 차지한다. 카프 관련상품은 마츠다 스타디움과 백화점, 도쿄 매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2017년에 관련상품 매출은 54억 엔까지 늘어났다.
히로시마 카프는 기린맥주, 아사히맥주, 산토리 등 맥주와 음료의 히로시마 카프 버전을 판매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또한 카프가 리그에서 우승하거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히로시마의 상업시설에서는 카프 관련 세일을 시작한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이러한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에 의거해 카프는 안정된 구단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처음으로 우승한 1975년 이후 2019년까지 45년간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적자로 전락했다. 2021년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30억 4274만 엔이 늘어난 116억 10만 엔이엇지만 5억 1,150만 엔 적자였다. 2022년에는 매출이 40억 9,599만 엔 증가한 156억 9,609만 엔으로 12억 2,528만 엔 흑자였다. 2023년에도 매출이 전년대비 19억 4,411만 엔이 늘어난 176억 4020만 엔이었으며, 당기이익이 8억 6,505만 엔이었다.
결론
일본 프로야구 구단은 입장료, 중계권료, 상품판매, 스폰서 수입 등으로 수익을 확보한다. 모회사의 지원까지 받아 운영하고 있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모이도록 하는 것은 구단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팬들이 몰려 입장권이 많이 판매되는 구단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끈다. 인기가 높은 구단은 중계방송와 온라인 전송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다.
특히 카프는 많은 팬들이 구장을 찾으며, 이들은 관련상품을 구입해 열띤 응원을 펼친다. 카프는 모회사 없이 지역밀착형 비즈니스모델으로 안정된 구단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온라인 전송시대에 카프의 비즈니스모델이 계속해서 성공할지 주목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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