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리점 덴츠
덴츠(電通)는 일본 최대의 광고대리점이다. 2022년 매출은 5조 8,195억 엔이었다. 이는 2위인 하쿠호도HD(1조 2970억 엔) ADK홀딩스(3,528억 엔, 2021년)를 크게 앞선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마케팅사업자이기도 하다. 덴츠가 스포츠 이벤트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1984년 LA올림픽부터였다. 덴츠는 특히 FIFA와 관계가 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주도한 것은 덴츠였다. 당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마케팅 권리를 가지고 있던 것은 ISL이었다. ISL은 아디다스와 덴츠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였으며, FIFA와 관계가 밀접했다.
NHK와 일본민간방송연맹으로 구성된 JC(재팬 컨소시엄)는 올림픽을 IOC로부터 직접 구입하지만, 월드컵 중계권은 덴츠로부터 구입한다. 덴츠는 FIFA로부터 아시아 지역 중계권을 구입해 되팔기하는 것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JC는 덴츠로부터 중계권을 구입했다. JC가 덴츠로부터 월드컵 중계권을 구입한다면 저렴할까?
NHK와 덴츠
NHK는 2000년대까지 덴츠로부터 메이저리그(MLB)와 아이스하키, 농구, 아메리칸 풋볼 등 5개 경기의 중계권을 구입해서 방송했다. 위성채널을 보유한 NHK는 킬러 콘텐츠를 찾고 있었고 프로 스포츠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2004년 NHK는 자회사 MICO(Media International Corporation)가 MLB와 골프 중계권을 직접 구입한다는 소문이 나왔다. 덴츠를 경유하지 않으면 싸게 살 수 있고, 덴츠의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덴츠는 MLB와 골프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NHK는 MLB 중계권은 덴츠로부터 구입하는 대신, 골프는 MICO가 직접 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덴츠는 2003년에 MLB과의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2004년에 갱신할 때는 기존 중계권료의 3배인 36억 엔을 들여 중계권료를 구입했다. NHK는 울며 겨자먹기로 25억 엔에 구입해야 했다. 당시 MLB에 일본선수가 진출해 활약하고 있어 인기도 높았다.
덴츠의 스포츠 마케팅
광고대리점 가운데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덴츠뿐이다. 경기단체에서 보면, 스폰서와의 협상, 중계권, 초상권 관리 등을 모든 것을 덴츠가 대행해 준다면 효율도 좋고 실패하더라도 덴츠가 채워준다. 일본올림픽위원회(JOC)를 비롯해 경기단체는 덴츠에게 일임한다.
WBC에서 덴츠는 일본대표팀 유니폼 광고과 중계권, 마케팅 권리를 관리해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뒤에서 움직인 것은 덴츠였다. 덴츠는 유치활동에서부터 로고 선정, 스폰서 확보, TV와 라디오 광고, 올림픽 홍보, 올림픽 관련 이벤트 등을 관리했으며, 올림픽 기간에는 진행과 관리까지 맡았다. 올림픽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덴츠가 손을 대는 스포츠 이벤트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육상과 세계수영, WBC 등의 중계권과 스폰서권 등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덴츠 보유 스포츠 중계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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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츠는 아시아 22개국에서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해 재판매하고 있다. 2013년에 아프카니스탄과 대만, 홍콩, 이란, 카자흐스탄 등 22개국에서 2014년과 2016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했다. 2015년에는 이들 지역에서 2018년과 2020년, 2022년, 2024년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했다.
덴츠와 방송사의 관계
덴츠는 방송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가지고 있다. 방송사에게 덴츠는 성역의 가운데 하나이다. 2016년 해외언론은 도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뇌물의혹을 보도하면서 덴츠를 거론했지만, 일본에서 덴츠를 거론하는 언론은 많지 않았다. 방송사의 주요 수입인 광고비가 덴츠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민방은 올림픽을 비롯해 일반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에서도 덴츠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