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스폰서

스포츠 마케팅 시대

스포츠는 미디어로서 어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을까? 가장 먼저 스포츠의 홍보가치를 활용한 것은 나치스였다. 선전장관 괴벨스(P. J. Goebbels)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기획해 나치스 홍보에 최대한 활용했다.





올림픽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은 1984년 LA올림픽이었다. 당시 유치경쟁에 나선 것은 LA뿐이었으며, 소련 등 동구권이 불참한 반쪽대회였다. LA올림픽조직위원회(LAOOC)는 주도권을 잡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진했다. 올림픽 비즈니스 역사에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이는 ‘유베로스 매직'(Uberroth’s Magic)으로 불리는데, 사업가 출신 유베로스 LAOOC 위원장은 재원 확보에 나섰다. 스폰서십과 머천다이징(Merchandising), 라이센스 등을 적극적으로 판매했으며, 중계권은 입찰에 맡겨 흑자 올림픽을 이루어냈다. 마이더스의 손 유베로스는 올림픽 마케팅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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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와 LAOOC간에 갈등이 일어났다. IOC는 가능한 많은 관중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송중계권을 방송사에 제공했다. 그러나 LAOOC는 방송중계권가 최소 3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마케팅회사의 조사결과에 의거해 입찰을 실시했다. 수익 분배에서도 LAOOC는 IOC를 무시했다.

올림픽 경제학

올림픽 스폰서

오늘날 올림픽과 월드컵이 성공한 것은 스폰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스폰서는 1928년 암스테스람 올림픽에 콜라 1,000박스를 제공한 코카콜라였다. 이후 코카콜라는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올림픽과 관련된 지적재산권은 모두 IOC가 가진다. IOC는 올림픽, 마크, 엠블럼 등을 포함한 모든 지적재산권을 독점적으로 소유한다. 경기 사진뿐만 아니라 Olympics, Olympiad, the Games 등과 같은 올림픽 관련 단어도 IOC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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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The Olympic Partner)

IOC는 1985년에 올림픽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 TOP를 도입하고 마케팅도 시작했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조직위원회에 수익을 빼앗겼기 때문에  IOC가 작정하고 비즈니스에 나선 것이다. 1988년 동계올림픽과 서울올림픽에서 독자적으로 스폰서를 모집했다. 4년을 단위로 업종별 1사를 원칙으로 9~11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TOP가 되면 대회 공식 엠블럼, 마스코트, 공식 스폰서 명칭을 독점적으로 이용해 홍보활동을 할 수 있다. TOP는 후원 금액에 따라 등급이 4개로 분류된다. 즉 TOPⅠ에서 Ⅳ까지 후원금은 9,600만 달러에서 50,000만 달러까지 설정되어 있었다. 당시 TOP 1사가 제공한 후원금은 9,600만 달러였지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후원한 TOP 8사가 내놓은 금액은 10억 300만 달러였다.

TOP가 부담하는 금액은 올림픽 대회마다 치솟았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9,600만 달러였던 후원금이 1989년부터 1992년 대회에서는 1억 7,200만 달러로 올랐다.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코라콜라와 비자(Visa) 등이 후원한 금액은 10억 300만 달러로 늘어났다.

TOP 이외에 후원사는 올림픽 개최국에서만 마케팅이 가능하다. 국가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선정하는 국내 스폰서로 골드스폰서가 있으며, 공식 서포터, 상품화만을 할 수 있는 공식 라이센서 등이 있다.

한편 스폰서도 시대적 흐름이 있다. 1990년 이후에는 IT와 전자기업이 등장하게 된다. 삼성은 1997년에 처음으로 TOP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기업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후 알리바바, 인텔과 같은 IT기업이 진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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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TOP파트너로 이름은 올린 기업은 삼성, 도요타자동차, 코카콜라, 파나소닉, VISA, 제너럴 일렉트릭, 브리지스톤, P&G, 오메가, 맥도날드 등 10사이다. 이들은 IOC와 10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도요타가 지급한 금액은 10년간 2,000억 엔이다.

TOP를 통해 IOC는 올림픽 개최와 재정운영을 위한 수익을 확보하는 반면, 기업은 독점적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홍보한다. 올림픽 경제학은 돈 놓고 돈 먹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 스폰서

신종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대부분 경기가 무관중으로 실시되었다. 도쿄 올림픽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 154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무관중으로 티켓 수입 손실은 9,000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손실은 스폰서십으로 채워졌다. 무관중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브랜드가 스폰서로 참여했다. 우선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로는 앞에서 말한 대로 삼성과 코카콜라, 토요타자동차, VISA, 에어비앤비(Aribnb), P&G 등 10사인데 일본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에서 부흥을 내세운 올림픽이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NTT, NEC, 후지츠(Fujitsu), 미즈호(Mizuho), SMBC, 아식스, 캐논, 아사히맥주 등 일본 브랜드 15사가 골드파트너로 참여했다. 공식 파트너는 JTB, ANA, SECOM, JAL, NIKKEI, 아하시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32사이다. 이외에 20사 공식 서포터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브랜드는 올림픽에 막대한 비용을 후원해야 한다. 기본 스폰서십 패키지는 2억 달러부터 시작되는데,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토요타자동차는 올림픽 스폰서로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약 8억 3,500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나오며

올림픽의 경제학은 스폰서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시장이 열리는데 바로 방송중계권 판매이다. 공영방송이 독점하던 시대에는 대륙별 공영방송연합과 계약을 했지만,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입찰방식을 도입해 중계권료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해졌다. 현재 IOC 수입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방송중계권이다. 다음에는 IOC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방송중계권료에 대해 살펴본다.